안토닌 드보르자크(1841~1904) 서거 120주년 기념
대구시향, 드보르자크와 19세기 낭만음악 고찰
특히, 새로운 관객을 개발하고, 공연 콘텐츠의 다양화, 극장 활성화 등을 위하여 약 3년 만에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대구시향의 정기연주회를 펼쳐 시선을 끈다.
이번 공연은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백진현이 지휘봉을 잡고, 미국 명문 음악대학인 피바디 음악원 교수이자 세계적 첼리스트 아밋 펠레드가 협연자로 나선다. 체코 음악을 세계화한 안토닌 드보르자크(Antonín Dvořák, 1841~1904) 서거 120주년 기념 시리즈로, 25일 제504회 정기연주회에서는 드보르자크의 “슬라브 춤곡” 중 ‘제8곡’과 ‘드보르자크 인 아메리카’라는 부제에 걸맞게 미국 체재 중 작곡한 그의 “첼로 협주곡”,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를 들려준다.
이튿날인 26일 제505회 정기연주회에서는 ‘세기의 낭만’을 부제로, 드보르자크와 동시대에 활동한 프랑스 작곡가 생상스의 오페라 “삼손과 델릴라” 중 ‘바카날’과 러시아 작곡가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 모음곡”으로 19세기 낭만 음악을 조명한다. 그리고 아밋 펠레드는 이날 드보르자크의 “첼로 협주곡”을 다시 한번 연주할 예정이다.
먼저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개최되는 대구시향 제504회 정기연주회의 첫 곡은 드보르자크 “슬라브 춤곡” 중 ‘제8곡’이다. 드보르자크가 1878년 완성한 첫 번째 춤곡집에 수록된 ‘제8곡’은 리듬 변화가 많고 빠른 동작이 특징인 보헤미안의 춤 ‘퓨리안트’이다. 장조와 단조를 넘나드는 가운데 강렬한 춤 이후 맞이한 긴 호흡의 아름다운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이어 첼리스트 아밋 펠레드가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을 선보인다. 드보르자크가 51세 되던 해인 1892년 뉴욕 음악원 초대 원장으로 3년간 미국에 머물던 시기에 만든 작품이다. 체코를 떠나있는 동안 깊어진 향수를 달래기 위해 만든 이 곡에는 슬라브의 정열과 미국 민속 음악의 애조 띤 서정성이 함께 깃들어 있다. 전체적으로 교향곡과 같은 울림을 꾀한 한편, 비르투오소풍의 고난도 기교까지 엿볼 수 있다. 총 3악장인 이 곡의 마지막 악장에는 드보르자크만의 개성이 잘 드러나 있다.
스트라드 매거진과 뉴욕 타임스가 극찬한 첼리스트 아밋 펠레드는 ‘오늘날 무대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기교적인 연주자’로 찬사 받고 있다. 10세에 첼로를 시작한 그는 뉴욕 카네기 홀, 링컨센터 앨리스 툴리 홀, 파리 살 가보 극장, 런던 위그모어 홀 등 세계 각지의 저명한 공연장에서 연주하였고, 2015년 미국 클래식 음악 잡지 「뮤지컬 아메리카」로부터 ‘가장 영향력 있는 30인의 음악가’로도 지명됐다.
2003년 볼티모어 존스홉킨스대학교 피바디 음악원의 첼로 전공 최연소 교수로 임용되어 현재 재직 중이다. 팬데믹 시대에 발맞춰 ‘아밋 펠레드 온라인 첼로 아카데미’를 개설해 전 세계 첼리스트들과 활발히 교류하고 있으며, 마운트 버논 비르투오지의 설립자이자 지휘자, 예술감독으로도 활동 중이다.
이날 마지막 곡은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제9번”이다. 그의 “첼로 협주곡”과 함께 미국에서 작곡된 대표작이다. 일명 ‘신세계 교향곡’으로도 불리는 이 작품은 총 4악장이며, 미국의 민요 정신, 광활한 자연과 대도시의 활기찬 모습에서 받은 생생한 감동, 보헤미아에 대한 그리움 등이 선율에 잘 녹아 있다. 1893년 12월 드보르자크 지휘,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초연되어 큰 호평을 받았다. 이 곡으로 드보르자크는 작곡가로서 세계적 입지를 다졌고, 현재까지도 곡의 주요 주제는 영화, 광고, 드라마 등에 삽입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다음 날,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선보일 제505회 정기연주회의 시작은 생상스의 화려한 오케스트레이션과 강렬한 색채감을 느낄 수 있는 오페라 “삼손과 델릴라” 중 ‘바카날’로 장식한다. 전 3막의 이 오페라에서 마지막 장면인 3막 2장에 등장하는 ‘바카날’은 괴력의 사나이 ‘삼손’을 처형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신전에서 관능적인 춤사위를 펼치며 축제를 벌이는 모습을 묘사한 음악이다. 이국적이면서도 자유분방한 유혹의 선율로 가득하다.
그리고 아밋 펠레드의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 무대가 이어진 후, 공연 후반부는 차이콥스키의 3대 발레 음악 중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는 ‘백조의 호수’에서 9곡을 발췌해 들려준다. ‘백조의 호수’는 동화로도 널리 알려져 있듯 마법에 걸려 낮에는 백조로 변하는 ‘오데트’와 그녀를 구하려는 ‘지그프리트’ 왕자의 사랑을 그린다. 정경, 왈츠, 어린 백조들의 춤, 차르다시(헝가리의 춤), 스페인 춤, 나폴리 춤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귀에 익숙한 오보에의 아름다운 선율과 현악기의 소박한 어울림이 인상적이다.
연주에 앞서 백진현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는 “이틀간 레퍼토리를 달리하며 2회의 정기연주회를 개최하는 것은 대구시향과 관객 모두에게 새로운 시도이다. 연주자에게 다소 부담일 수 있으나 그만큼 더 체계적이고 충분한 연습을 통해 깊이 있는 무대가 되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 할 것이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또한 “다양한 연주곡 구성으로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도, 혹은 모두 즐길 수도 있는 짧지만 알찬 ‘드보르자크 페스티벌’과 같은 정기연주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대구시향 제504회, 제505회 정기연주회는 각각 일반 R석 3만원, S석 1만 6천원, H석 1만원으로,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 인터파크(1661-2431) 등에서 예매할 수 있다. 예매 취소는 공연 전일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모든 할인의 중복 적용은 불가하며, 공연 당일 티켓 수령 시 반드시 할인에 따른 증빙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초등학생(8세) 이상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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