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정숙한 세일즈’ 김소연-김성령-김선영-이세희, 밝은 햇살 비추는 성인용품 가게 차렸다! 일·사랑·재미·의미·웃음·감동 꽉 잡은 해피 엔딩!
JTBC ‘정숙한 세일즈’가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은 꽉 찬 해피 엔딩으로 지난 6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시청률 역시 전국 8.6%, 수도권 9.1%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완벽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닐슨코리아 제공, 유료가구 기준)
지난 17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정숙한 세일즈’(연출 조웅, 극본 최보림, 제공 SLL, 제작 하이지음스튜디오, 221b) 최종회에서는 먼저 오금희(김성령)의 가슴 아픈 과거가 밝혀졌다.
금희는 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하인의 아들을 사랑했다. 금희의 임신으로 집안이 뒤집혀 그는 떠났고, 그녀는 집을 나와 홀로 아이를 키웠지만, 난생 처음 겪는 가난에 쉽지 않았다.
그러다 실수로 집에 불이 났고, 아이를 치료하기 위해 집으로 달려가 도움을 청했다. 금희는 부모님의 요구대로 치료받게 해주는 대신, 아이를 포기했다. 그 아이가 바로 김도현(연우진)이었다.
30년 만의 눈물의 모자 상봉도 잠시, 도현은 미제사건 전담반으로 발령을 받았다. 한정숙(김소연)은 여전히 어색한 이들 모자를 위해 엄마 도시락 먹어 보기, 비 오는 날 엄마 마중 받기, 엄마와 술 한잔 기울이기 등 ‘빨리 친해지기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이에 도현도 드디어 금희를 ‘어머니’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의 거리를 좁혔다. 정숙 역시 “각자 열심히 지내다 더 멋지게 변해서 만나자”며 도현 작별을 준비했다.
그 사이, 서영복(김선영)의 남편 박종선(임철수)은 출소해 본격적으로 외조에 힘쓰기로 했다.
이주리(이세희)는 집에서 쫓겨나 약국에서 생활하는 엄대근(김정진)을 위해 이별을 선택했다. 하지만 아들을 생각하는 주리의 진심을 본 허영자(정영주)는 결국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두 사람의 만남을 허락했다.
그렇게 인생 꽃길을 향해 가던 ‘방판 씨스터즈’의 뒤통수를 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환타지 란제리’ 대표 김미란(라미란)이 공금을 가지고 사라진 것.
정숙은 도피중인 미란을 기어코 찾아내 그 속사정을 듣게 됐다. 사업에 확신이 있어 평생 모은 돈을 투자했지만, 퇴폐업소에 패륜 망국 사업이라고 시위를 해대는 탓에 결국 6개월 만에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고, 외국에서 물건을 가져오던 업자도 잡혀가 자신도 도망을 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길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포기하지 말고 잘 버티다 다시 만나자”라며 경찰을 피해 다시 사라졌다.
힘이 빠졌지만, 데뷔하자마자 혹평을 받았던 ‘서태지와 아이들’이 2주 연속 우승하며 승승장구하는 해피 엔딩을 본 정숙은 다시 달렸다.
4년 후, ‘방판 씨스터즈’는 ‘정숙한 세일즈’라는 성인용품 가게를 오픈했다. 서울서 내려온 도현은 “날아오르면 좋겠다”며 풍선을 선물했다. 개업식엔 최원봉(김원해)과 종선, 대근도 함께 했다.
행복한 테이프 커팅식도 잠시, 시간이 흘러 사람들의 시선이 바뀌었을까 싶었지만, 여전히 가게 앞엔 “퇴폐업소, 패륜망국사범, 가정파탄주범”이라고 항의하는 시위대가 몰려왔다.
하지만 정숙은 이번에도 스스로 ‘샷따’를 내리지 않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가로막으면 날아올라서라도 넘어서면 된다”며 더욱 씩씩하게 맞섰다.
이처럼 일도 사랑도, 재미도 의미도, 웃음도 감동도 모두 꽉 잡은 더할 나위 없는 ‘해피 엔딩’을 쓰기까지, 지난 6주간의 ‘정숙한 세일즈’의 여정을 되돌아봤다.
#1. 안방극장에 상륙한 ‘성인용품’, 빌런 없는 풍기문란 방판극
‘정숙한 세일즈’는 지금과 비교하면 조선시대와 다름없던 시절이었던 1992년, 그것도 보수적인 시골 마을에서 성인용품 방문판매를 시작한 ‘방판 씨스터즈’의 자립, 성장, 우정을 그렸다. 성적 욕망을 드러내는 게 불편하고, 되레 불편해하는 게 고상하고 도덕적이라 여겼던 시대적 분위기였다.
그러니 “열정적인 성생활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모토로 민망하게 휘황찬란한 성인용품을 판매하며 마을에 풍기문란을 일으키는 그녀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을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정숙한 세일즈’는 이런 성인용품을 다룬 최초의 드라마다. 극중 시대로부터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모든 시청자들이 덜 불편하게 여기지는 않았다.
이에 성인용품을 팔기 위한 ‘방판 씨스터즈’의 고군분투, 그리고 이를 처음 접한 마을 사람들의 순수한 리액션 등을 대비, 웃음이 절로 나는 유쾌한 전개를 이어갔다. 그 안에서 자연스레 “욕망은 부끄러운 게 아니다. 그 욕망이 음침하고 뒤틀리게 표현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뭐라고 수근대고 무시하든 보란듯이 풍기문란을 일으키는 ‘씨스터즈’ 4인방도 멋지었지만, 이들을 향한 억울한 소문의 근원이었어도 결국엔 정숙의 편에 서서 경찰서에서 진술 범죄자를 구속하는데 힘을 합친 ‘안티 씨스터즈’ 역시 사람 사는 정을 느끼게 해준 멋진 활약을 보여줬다.
갈등조차 무해하게 풀어내 시청자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착한 드라마의 저력이었다.
#2. 100% 싱크로율, 배우들도 즐긴 열연
김소연, 연우진, 김성령, 김선영, 이세희의 딱맞춤 연기와 ‘환타스틱’한 호흡은 ‘정숙한 세일즈’가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주요한 이유였다. 그리고 이는 “우리도 정말 재미있게 즐겼다”고 입을 모을 정도로, 배우들도 즐긴 현실 연기에서 비롯됐다. 회를 거듭할수록 연기 합은 농익었고, 이에 웃음도 눈물도 진심으로 공감하며 몰입할 수 있었다.
강렬함을 지우고 정숙하기만 했던 아내에서 씩씩하게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나가는 ‘한정숙’으로 완벽한 ‘캐아일체’를 보여준 김소연, 서울에서 온 수상한 형사 ‘김도현’ 역에 완벽하게 몰입해 ‘90s 로맨스킹’으로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연우진, ‘방판 씨스터즈’의 브레인 ‘오금희’란 새로운 도전을 관록 넘치는 연기로 완성한 김성령, 아이 넷을 키우는 파워맘 ‘서영복’을 통해 또 한 번 연기 저력을 입증한 김선영, 금제 ‘핫걸’ ‘이주리’ 역으로 인생 캐릭터를 경신한 이세희까지.
각기 다른 사연과 매력을 지닌 캐릭터들은 화면 안에서 팔딱팔딱 뛰는 존재감으로 살아 숨쉬었다.
‘방판 씨스터즈’의 문제적 남편을 연기한 김원해, 임철수, 최재림부터, 100% 순도의 순정남 김정진, ‘안티 씨스터즈’ 정영주, 박옥출, 박지아, 김선미, 주인영, 금제 경찰서의 서현철과 정순원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틈새 재미까지 빈틈없이 채웠다. 시청자들도 “환타스틱한 연기, 환타스틱한 케미였다”고 입을 모은 이유였다.
#3. 세상의 편견에 맞서는 모두에게 보내는 응원
우리 모두는 저마다 “짊어진 짐”이 있다. ‘방판 씨스터즈’도 마찬가지였다. 정숙은 남편이 바람 나 이혼했고, 금희는 결혼 전 낳은 아이를 살리기 위해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에 오랜 세월 홀로 속앓이를 했으며, 영복의 남편은 전과자고 주리는 미혼모라 두 사람은 언제나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버텨야 했다.
이들은 각자 다른 이유로 성인용품 방문 판매를 시작했고, 그 과정도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억울한 소리를 들었고, 가짜 소문에도 휩싸였으며, 신체적 위협을 당하기도 했다. 그래서 주저 앉고 싶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서로를 일으켜 세우고, 서로의 멱살을 잡고 끌며 샷따를 내리지 않았고, 더 나은 인생으로 나아갔다.
이젠 ‘셀프 디스’로 ‘파란만장 배틀’을 벌이거나 솔직한 성적 욕망과 판타지를 공유하며 함께 웃을 수 있는 내공까지 갖게 됐다. 1992년 혜성처럼 등장한 서태지와 아이들은 결국 대히트를 치며 대한민국 음악사를 바꿔 놓은 혁명적 뮤지션이 됐다.
이들이 출연한 방송 진행자의 내레이션처럼, “항상 새로운 것을 위해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고, 이들에게 필요한 건 힘과 용기, 그리고 희망”일 것이다. ‘정숙한 세일즈’는 지금도 두터운 편견의 벽을 깨부수며 ‘샷따’를 올리는 사람들을 응원했다.
그리고 그 따뜻한 응원은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유의미한 사실을 일깨웠다. 그 응원을 받아 곧추선 ‘방판 씨스터즈’ 정숙, 금희, 영복, 주리처럼 말이다. [사진제공= 하이지음스튜디오, 221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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